박상길 2008-03-10 16:13:46, Hit : 82
Subject   2008년 K29 경부합동산행일지                   소스보기  

<3월 8일 토요일>

2008년 3월 8일 오후 6시 부산 동래전철역에 거의 다 집합.
이젠 제법 시간도 잘 지킨다.
오늘은 버스도 편하고 멋지다. 25인승 리무진.
정확하게 20명이 6시 20분 김천을 향해 출발하다.

이런 저런 소담을 즐기다가
본부회장 김영훈으로부터 BC camp 회장 임광열에게 격려금 전달.
까만 밤을 헤쳐서 정신없이 달리다보니 밤 9시 채 되기전에
직지사 근처 조용한 산골마을에 있는 북암민박집에 도착.

염소 2마리와 산채 나물 등이 미리 준비되어 우리를 반긴다.
곧 이어 서울 대전 친구들을 태운 버스가 도착하고
본격적인 여흥의 시간이 계속된다.

하늘엔 온갖 별들이 춤을 추고
좌측으로 고개를 드니 북두칠성이 선명하다.
이렇게 맑고 차가운 밤하늘은 오랫만이라 더욱 신선하다.

실내에서는 드디어 노래가 시작되고
바깥에서는 임광열회장이 손수 준비해온 대하구이가 맛있다.
야외 주방장 김종진이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새우를 구워내고
장갑을 낀 친구들은 뜨거운 새우를 손수 까서
옆에 있는 친구들의 입에 넣어준다. 이 모습 또한 얼마나 정겨운가.

자정이 될 무렵
이제는 대열이 흩어지기 시작한다.
먼저 취해서
아니면 내일의 등반를 위해서
또 아니면 그야말로 졸려서
방으로 먼저 가는 친구들도 있고

아직도 못다한 말들과
아직도 못마신 술들에
미련이 남아서 자리를 박차지 못하고
혀꼬불아진 소리로 떠들어대는 친구들도 있다.

하지만 아무러면 어떠랴?

다들 웃는 얼굴이고
다들 즐거운 모습이고
다들 이 시간을 너무나 좋아하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만이 진실인 것을.

쉰이 넘은 이 나이에 23명이 한 방에 모로 자로 누워
친구의 허벅지를 베게 삼기도 하면서

코고는 놈
잠꼬대하는 놈
이빨가는 놈

사이 사이에 삐대면서 잔다는 것 자체만 해도
멋진 추억이고 아름다운 전설이 아닐까?

40명이 넘는 친구들은 그 날 밤 그렇게 따뜻하고 행복했다.



<3월 9일 일요일>

아침 7시가 되기 전에 한 명 빠짐없이 다 일어나 부산하게 설치는 것을 보면서
예전과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이가 들어가기 때문이란 주장이 우세하다.
그렇게 늦게 잠들었고, 다들 잠을 설쳤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이르게 일어난 것은 새벽잠이 달아날 나이가 되었기 때문은 아닐까.

7시에 시작된 아침식사는 어제 먹던 염소뼈를 구운 곰탕에
시골김치와 깻잎졸임이 맛있다. 8시 출발예정이었던 산행은
주문한 김밥이 30분이나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8시 40분에 드디어 출발.

각자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산행은 시작되었다.
10명 남짓하다면 대오를 흐트리지 않고 완급을 조절할 수도 있지만
40명이나 참석할 경우는 그럴 수가 없었다.

아직도 녹지 않은 눈과
곳곳에 얼어있는 미끄런 땅때문에
산행은 호락하지 않았고
선두와 후미는 엄청 벌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오르막 사이사이 능선이 자주 이어지는
초봄의 눈쌓인 황악산은 그야말로 절경이었다.

비로봉 정상 1111 미터.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내려오는 길은 마치 미끄럼틀처럼 경사가 심했고
눈쌓인 길을 구르고 미끄러지면서 아슬아슬하게 내려왔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한 집행부 덕분에
파크호텔 사우나에서 목욕하고
울산식당이란 곳에서
싸리버섯과 능이버섯 요리를 포함한
20가지가 넘는 반찬으로 먹는 저녁은 가히 일품이었다.

5시가 되어서 마지막 순서를 가졌다.

본부 총무 이충원의 사회로

부산등산회 회장 임광열의 인사
서울등산회 회장 정희용의 인사
본부회장 김영훈의 인사
서울회장 호상모의 인사
서울총무 정방호의 인사
서울등산회총무 박병태의 인사
부산등산회총무 김연래의 노고에 대한 일동 박수.

그리고 무거운 등산화 들고 후라잉고 2번
엄숙하게 그러나 힘차게 교가제창
마지막으로 손에 손을 얹고 이범익의 선창에 따라 파이팅

부산 친구들이 일렬로 도열한 가운데
떠나는 서울 친구들을 일일히 악수와 포옹으로 배웅하면서
경부합동산행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우량아 이충원 ㅎㅎ" 니가 최고다!"

"에고에고 귀여브라" 누구냐면 ㅎㅎ 김연래 반쪽이다.

"시골 영감 타고 가는 기차놀이다. 우하하하" 김정암과 그 반쪽

노래하는 박병태군과 춤추는 도우미 신현수양 ㅎㅎㅎ

김도태/박경배/임광열 (뭔가 포스가 느껴지는 분위기 ㅎㅎ)

호모와 마구 ㅎㅎ(호상모와 김철오)

진짜 올만이다. 인수. (박상길과 김인수...우리 둘이 마이 달만나ㅎㅎ깐돌아)

▒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썰렁하게, 때로는 눈물겹게, 때로는 화끈하게...
▒ 자기와 취향(?)이 다르다고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
박경배 (2008-03-10 17:04:04)
사진 찍은 넘들 조만간 사진 올리라이. 나도 올릴께.
임광열 (2008-03-10 18:01:54)

매번 색다른 추억이 쌓이는 경부 아니 전국 29회 합동 등반입니다.
못가서 부러운 친구들아  올 가을 내년 봄에 같이 가입시다.

상길이의 글 솜씨는 매년 발전하는 구나. 탱큐 몽돌


임무택 (2008-03-10 18:38:09)
우와, 명문이당당당!
그라고, 상길이와 인수는 몇 촌이고?
장경모 (2008-03-10 19:56:40)
정말 멋진 추억이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다음의 합동산행이 벌써 기다려지네~~
이성준 (2008-03-10 20:04:23)
아까비~~~~
멋진 글로 달래야 겠다.
정희용 (2008-03-10 20:23:32)
일기 잘 썼다.
생생한 기록이다.
이영수 (2008-03-10 20:39:53)
상기리와 인수는 성이 다르니 아마 이종사촌쯤.....
김종진 (2008-03-10 21:56:02)
지금 내 허벅지는 뭉쳐서 걸을때 아프고..
손가락은 데어서 물집이 생기서 따갑고.. (와 그런 줄 알제?)
염소 곰탕이 생각나서 입속에 침은 고이고..
술 한 잔 못 따라준 칭구를 생각하면 미안 시럽고..
내 코고는 소리에 잠 설친 아그를 떠 올리면 미안코..
너거 먼저 보내고 김천역에서 빙교,영우랑 순두부에 또 소주 마시며 조심히 가라고 기도(?) 했다이~~~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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