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일반산행기 -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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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봄은 확실히 빠르다. 아니 겨울이 없는지도 모른다. 산에야 어련히 겨울이 쨍쨍하게 큰소리치고 있겠지만, 바닷가쪽은 겨울인지 아닌지 헷가라린다. 그래서 꽃들도 일찌기 피었다.
학교 화단에 여러가지 꽃이 피었다. 뽀리뱅이, 광대나물, 개불알풀이 지천에 깔렸다. 자세히 봤더니 금창초도 꽃을 피웠다. 아이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는 화단이라 꽃이 요모양이다.
또 한쪽 햇볕이 잘 드는 곳에 꽃마리가 꽃을 피웠다. 서울보단 적어도 한달은 빠르다. 너무나 작아서 눈에 잘 띄지도 않지만 자세히 보면 무지무지 이쁘다. 이건 그 중에서도 더 작은 것 같다. 좀꽃마리인가?
민들레도 피었다. 민들레는 우리나라에선 겨울에도 가끔 볼 수 있다. 지독하게 추위를 잘 참는 민들레이리라. 여기선 많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모양이 민들레꽃 같지가 않다. 한라 민들레인가? 아이들의 무관심 속에 학교 화단에 옹기종기 앉아 있다.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핀 건 아니니 문제될 건 없다.
제비꽃도 피었다. 제비꽃의 종류가 하 많으니 무슨 제비꽃인지 잘 모른다.
이 제비꽃은 또 무슨 제비꽃인가?
어느 새 내 전용 낚시터가 생겼다. 나라고 왜 벵에돔을 낚을 생각을 안했겠어. 몇 번해 봤지만 끝내 허탕치고 말았다. 그런 중에도 우럭이 가끔 잡혔기에 이젠 아예 우럭을 전문으로 잡기로 했다. 낚시대에 바늘에 새우 미끼를 끼우고 조금 무거운 추를 달아 바다속에 던져놓으면 언젠가는 우럭이 와서 덜컥 물고, 그것을 잡아 올리면 되는 진짜 낚시 실력과 상관없는 방법이다. 바위에 걸쳐져 있는 낚시대가 내꺼다.
제법 큰 놈이 걸렸다. 우럭이다.
이전에 잡은 우럭과 매기(정말 민물 매기와 똑같이 생겼다.)를 모아 놓았다. 이 후에 이들보다 더 큰놈을 한놈 잡아서 이날은 모두 우럭 3마리, 매기 한마리를 잡아서, 우럭 젤 큰놈은 회떠서 먹고, 나머지는 구워먹느라 배터져 죽는 줄 알았다. 보관 방법이 없으니 먹어치우는 수 밖에 없다.
해가 기웃기웃 지고 있다. 낙조다. 서울에선 낙조 구경하느라 서해간다고 하는데, 여기선 언제나 볼 수 있고, 그래서 아무도 보지 않는다. 서울서 막 온 나같은 사람이나 이렇게 사진찍고 야단이다. 저 너머 산으로 해가 꼴딱 넘어가고 있다.
촛점이 해에 맞춰지니 사방이 이렇게 밝게 나타났다. 낙조를 찍으려면 해에 촛점을 맞추면 안된다.
해 떨어진 뒤에 여명이 오래가고 그때부터 더 낙조분위기가 나타난다. 해가 있는 동안에는 붉은 기운이 별로 이지만, 해가 떨어지고 나면 이렇게 온 세상이 붉게 물든다. 나의 낚시는 이렇게 끝나고, 우럭 세마리는 내 배속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그 사이에 나는 세번의 손맛을 보았다. 맥주 두 깡통이 사라졌고, 한마리는 회가 되었고, 두마리는 구운 우럭이 되어 맥주 안주가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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