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방학이라고 제주에 왔다. 새벽에 일찍 눈이 떠졌다. 기회는 찬스다. 성산일출봉에 새벽에 올라가면 일출을 볼 수 있을 거라 아내를 꼬드겼다. 관광객이 제일 많이 올라가는 성산 일출봉에 해뜨는 걸 보러 갔다.

 

 아직 해뜨기 전이다. 서둘러 올라가야 해뜨는 걸 볼 수 있을 것 같다. 새벽 냄새가 물씬 풍겨나온다.

 

 일촐봉 입구에서 보는 성산리의 모습이다. 역시 새벽이다. 새벽은 그 색깔로 느낄 수 있다.

 

 새벽에 올라가나느 사람들 많다. 올라가는데 30분 쯤 걸리나 보다. 정상에 다달았다. 해뜨는 걸 보려는 사람들이 꽉 찼다. 올라가는 부근의 화구벽만 개방했고 나머지는 통제되어 다니지 못한다. 1985년 신혼여행 왔을 때는 저 안에 내려갔었는데, 지금은 소낭 한그루가 독점하고 있다.

 

 안개가 조금 끼었다. 분위기 쥑인다. 옛날 그림 같다.

  

 소낭은 계속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다. 위험해서 못 다니게 하겠지, 아마. 위험한 곳은 통제하고 한바퀴 돌아다니게 하면 안될까? 한바퀴 돌아다니고 싶다. 신혼여행 땐 저 너머까지 갔고, 밑을 내려다 보기도 했는데. 얼마나 가물가물한지 똥구멍이 간질간질했다. 한바퀴 돌게 하면 안되는 걸까? 못내 아쉽다. 그래서 성산일출봉은 오르고 싶지 않았다.

 

안개가 끼어 바당에서 올라오는 해를 보기는 글렀다. 어느 순간에 붉은 기운이 하늘 높이 솟아버렸다. 해는 언제나 저런 식으로 떠오른다. 언제나 바당에서 올라오는 해를 한번 볼 수 있을까?

 

 너도 나도 모두 허탈해한다. 해가 항상 그렇지 뭐. 스스로 위로하기도 한다.

 

 또 분화구다. 내 카메라 가장 짧은 촛점이 18mm밖에 되지 않아 이 산굼부리가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해가 희미하게 보인다.

 

 나는 저 바위들을 잡상이라 부른다. 왜냐하면.... 음.... 기냥. 잡상같기도 하다. 궁궐의 큰 건물의 지붕에 붙어 있는 잡상 같다.

 

 분화구가 젤 많이 나온 사진같다.

 

 

 이 바위를 성산마을 사람들은 등경돌, 또는 징경돌이라 부르고 있다. 이 바위 앞을 지나는 주민들은 네 번씩 절을 하는 풍습이 있었다.

두 번의 절은 옛날 제주섬을 창조한 어질고 아름다운 여신 설문대할망에 대한 것이요, 또 두번의 절은 고려 말 원나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김통정 장군에 대한 것이다.

설문대 할망은 치마폭에 흙을 퍼 날라 낮에는 섬을 만들고 밤에는 이 바위위에 등잔을 올려놓고 흙은 나르느라 헤어진 치마폭을 바느질했다. 이때 등잔높이가 낮아서 작은 바위를 하나 더 얹어 현재의 모양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김통정 장군은 성산마을에 성을 쌓아 나라를 지켰는데 지금도 그 터가 남아 있다. 등경돌 아래에 앉아 바다를 응시하고 때로는  바위 위로 뛰어오르며 심신을 단련했다고 하는데 바위의 중간에 큰 발자국 모양이 패인 것도 이 때문으로 전한다.

예전에는 마을 주민들이 이 바위 앞에서 제를 지내 마을의 번영과 가족의 안녕을 빌었으며 전쟁터에 나간 젊은이도 김통정 장군의 정기를 받은 이 바위의 수로로 무사히 돌아왔다고 한다.(안내판의 글)

 

 황근이 피려고 하고 있다.

 

내려오니 해도 따라 내려왔다. 그리고 점점 해다워진다. 아직은 붉은 해다. 왼쪽으로 우도가 보였다.

 

 성산 일출봉 응회구의 퇴적 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있는 간판이 있다. 내용이 제법 어렵다. 사진과 현장 사진까지 곁들였으나 그래도 어렵다. 한자말이 어렵다. 풀어쓰면 글의 양이 많아질까? 필요한 것만 쓰고 나머지는 생략하면서 좀 쉬운 말로 표현하면 좋겠다.

설명을 봐 가면서 이해하라고 나도 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을 저 글과 맞춰가며 읽을 사람??? 당연히 아무도 없을 거다.

 

이 부분이 어떻게? 어떤 과정을 거쳐서 생겼다고????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 이 노래가 이곳의 일출봉을 가리키는 걸까? 그렇다면 월출봉은 해남 월출산 꼭대기를 이름인가. 모르겠다. 왜 일출봉이라 불렀을까? 이름 덕분에 사람들은 아침에 많이 올라간다. 정월 초하루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겠지. 왜 해는 매일 똑같이 어느 곳에서나 뜨는데, 특별한 곳과 특별한 시간에 해를 보려하는지 웃긴다. 그래서 난 정월 초하루 - 음력이건 양력이건- 에는 해구경 안간다. 왜냐고? 내맘이다. 빌어봐야 내 뜻대로 들어주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잠도 설치고 일찍 성산 일출봉에 올라가 힘없어 보이는 놈과 막 시비 붙고 싶다.






profile